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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이야기

연구실에서 벌어진 뜻밖의 재회

note7394 2025. 11. 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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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진짜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훅 추워졌습니다.
가을이 잠깐 스쳐 지나가더니, 어느새 겨울이 문 앞까지 와 있네요.
다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며칠 사이에 있었던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안성에 있는 한 업체와 미팅을 가졌습니다.
그 회사는 대학교 교수님이 연구하시던 내용을 사업화해 만든 곳이었고,
회사 사무실도 교수님 연구실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회사 주소가 왜 대학교 캠퍼스지?”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연구실을 개조한 듯한 그 공간이 나름 정겹더군요.
책장 사이에 논문이 가득하고, 한쪽엔 실험 장비가 빽빽히 —
마치 연구와 사업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공간이었습니다.

저를 맞이해주신 분은 젊은 팀장님이셨습니다.
30대 초반쯤 되어 보였는데, 이미 박사 학위를 갖고 계신 연구자였습니다.
첫인상부터 똑 부러지고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회사의 연구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대화 도중, 팀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기존에 쓰던 장비가 요즘 제 기능을 못 해서, 교체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로 물었습니다.

“어떤 장비인가요? 혹시 문제가 생긴 부분이 어디일까요?”

 

팀장님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제품이 오래되기도 했고, 판매하신 분이 지금은 AS가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장비를 직접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장비를 보고 저는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그 장비가 바로, 우리 회사 제품이었던 겁니다.
게다가 제품 옆에는 예전에 함께 일했던 지사 직원의 명함이 그대로 붙어 있었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내가 판 건 아니지만, 우리 제품이네…’

 

그래도 침착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아, 이 제품은 저희 회사에서 만든 장비네요. 지사 쪽에서 납품했던 것 같습니다.”

 

제품이 워낙 오래된 것 같아 수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설명드렸더니,
팀장님은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정 안 되면 내년에 새로 교체하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속으로 휴— 한숨이 나왔습니다.
수리 요청이 아니라 교체라니!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길, 마음이 참 묘했습니다.


 

우리 회사가 오래된 만큼 제품이 곳곳에 퍼져 있는 건 알았지만,
직접 이런 상황을 겪으니 참 어색하더군요.

 

‘영업 구역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예전에 영업이사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땐 그냥 고개만 끄덕였는데, 이제는 그 말이 뼈저리게 와닿습니다.

 


 

결국 본사에 상황을 보고드리고,
추후 주문이 들어오면 다시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혹시 저처럼 이런 경험, 해보신 분 계신가요?
자기 회사 제품을 ‘고장난 장비’로 다시 만나본 적 말이죠. 😅

이럴 땐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현명할까요?
아직은 딱 떨어지는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브런치에 조용히 묻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여러분의 이야기도 꼭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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