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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영업 인사이트: 0.6%의 내수 시장과 99.4%의 글로벌 시장, 그리고 '역지사지'의 힘

note7394 2026. 7. 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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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장비 납품 일정과 수주 견적서를 챙기며 바쁘게 현장을 누비다 보면, 가끔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영업 현장이 아닌, 여러 대학교 학생들이 연합하여 개최한 '스타트업 데모데이(Demo Day)'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그곳에서 대학생들의 열정을 보며 느꼈던 신선한 충격, 그리고 아쉬웠던 점을 통해 되돌아본 저만의 B2B 영업 철학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1. 0.6%의 내수 시장을 과감히 버린 대학생들

일반적인 스타트업의 데모데이나 IR 피칭을 보면, 대개 국내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안정적인 루트를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번 모임의 학생들은 시작점부터 완전히 달랐습니다.

 

국내 시장은 아예 배제한 채, 철저하게 '해외 시장'만을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노트북 한 대를 펴놓고 시연하는 작은 부스였지만, 그들이 만든 서비스의 모든 결제는 원화가 아닌 '달러(USD)'로 이루어졌고 주요 타겟 역시 영미권 사용자였습니다.

 

특히 행사를 주관한 학생회장의 오프닝 멘트가 제 뇌리를 강하게 때렸습니다.

 

"전 세계 인구 중 한국인의 비율은 단 0.6%입니다. 우리는 나머지 99.4%의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비즈니스를 만듭니다."

 

명쾌하고도 담대한 통찰이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B2B 이화학 장비 제조업은 특성상 소프트웨어나 웹 서비스처럼 단기간에 폭발적인 해외 수출을 이뤄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0.6%의 국내 시장에서만 경쟁할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 역시 장기적으로 99.4%의 글로벌 시장을 향한 담대한 시각과 철저한 준비를 가져야겠다는 묵직한 자극을 받았습니다.


2. 뼈 때리는 피드백 속에 빠져있던 '역지사지(易地思之)'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깊은 영감만큼이나 진한 아쉬움을 남긴 장면도 있었습니다.

 

한 학생 팀이 '미국 취업을 위한 AI 기반 이력서 정리 및 키워드 추출 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수많은 이력서가 쏟아지는 미국 채용 시장의 특성을 꿰뚫고, 구직자의 서류 합격률을 높여줄 수 있도록 고안된 꽤 매력적인 아이템이었습니다.

실제 제 지인 중에서도 미국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기에 그 실용성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런데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기성 기업의 대표님들이 던진 피드백은 묘하게 핀트가 어긋나 있었습니다.

 

"학생들, 취업은 직접 해보고 만든 건가요?"

"구직자인 학생 개인이 아니라, 기업(B2B)을 대상으로 돈을 받아야죠."

 

과거 직장에서 팀원 채용을 담당해 본 입장에서 그 피드백의 현실적인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타겟 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이제 막 비즈니스의 첫발을 떼는 학생들에 대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배려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라도, 상대방의 상황을 헤아려 조금만 더 부드러운 언어로 전달할 수는 없었을까요?

국내 시장 중심의 잣대로 날 선 비판만을 쏟아내는 모습이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3. B2B 영업 현장의 거울이 되다

심사위원들의 차가운 피드백을 보며, 자연스럽게 제 영업 현장의 모습을 거울처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영업 현장에 나가면 랩실을 총괄하시는 오랜 경력의 교수님들이나 랩장님들도 뵙지만, 이제 막 연구실에 배정된 초보 대학원생이나 신입 연구원분들도 자주 만납니다.

비록 학부에서 4년 이상 전공을 공부했다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고가의 정밀 장비에 대한 디테일이나 브랜드별 미세한 차이점까지 처음부터 완벽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그분들이 장비에 대해 다소 기초적인 질문을 하거나 헷갈려 할 때, 제가 전문가랍시고 딱딱하고 날카롭게만 응대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데모데이의 심사위원들이 학생들에게 주었던 상처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장비의 스펙을 유창하게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고객의 현재 지식 수준과 처한 상황에 눈높이를 맞추는 '역지사지'의 마음입니다.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전달할 때도 상대를 존중하고 부드럽게 감싸 안는 태도. 그것이 결국 고객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단단한 신뢰를 구축하는 영업의 진짜 비결임을 다시금 가슴에 새깁니다.


99.4%의 거대한 시장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담대한 시야, 그리고 내 눈앞에 있는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역지사지의 태도.

 

결코 가볍지 않았던 이 두 가지 교훈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며, 오늘도 저는 기분 좋은 긴장감과 함께 저의 영업 현장으로 나설 준비를 합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계실 모든 실무자분들의 오늘 하루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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